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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AI

분산 투자를 해야하는 이유

큰 수의 법칙: 모집단에서 표본을 무작위로, 충분히 많이 뽑으면 표본 평균이 모집단의 평균에 매우 가까워진다는 통계학의 기본 개념이다. 또한 표본의 크기가 커질수록 표본 분산이 감소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감소한다.

 

큰 수의 법칙을 염두에 두면 금융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보험은 왜 있는 것일까? 한 사람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너무 크다. 그 사람이 내일 사고를 당할지, 20년 후에 큰 병에 걸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만약 보험이 없었다면 저런 불상사가 생겼을 때 어마어마한 손해 배상금과 병원비라는 날벼락을 맞을 것이다. 하지만 큰 수의 법칙에 의해 우리는 전체 인구의 평균적인 미래에 대해 어느 정도 합리적인 예측을 할 수 있다. 사고 발생률, 암 발생률 등을 계산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앞으로 사회에서 발생할 총 비용을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다. 보험이란 결국 그 비용을 미리 나누어서 분담하자는 것이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비록 무사태평할 때는 손해지만 미래에 큰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투자에서도 비슷하다. 한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크다. 불의의 사고, 기술 개발 성공, 경영진의 행동, 기타 내부 사정으로 인해 해당 회사의 주식이 어느 날 갑자기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다. 따라서 한 회사의 주식에 올인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투자 방식이다. 

 

반면 여러 주식에 분산 투자할 경우 큰 수의 법칙에 의해 총 수익률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예측 가능해진다. 기업 고유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각 기업 고유의 위험 요인은 서로 독립적이기 때문에 분산 투자를 하면 어느 특정 기업에 의한 리스크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낮아진다. 이에 더해 상관 관계가 거의 없는 주식들, 예를 들면 전혀 다른 산업의 주식들에 분산 투자를 하면 동일한 상황에서도 주식들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상쇄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예를 들면, 코로나 사태로 인해 관광업 관련 주가는 하락했지만 IT, 배달업 관련 주가는 상승했다. 두 종목의 주식을 모두 보유했다면 하락과 상승이 서로 상쇄되어 코로나 사태에 의한 타격이 어느 정도 완충되었을 것이다. 혹은 약한 불황기에 수익을 내는 채권과 호황기 때 수익을 내는 주식을 동시에 보유한다면 불황기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기업 고유의 리스크를 제거하면 남는 것은 시장 경제에 의한 리스크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안 좋다면 대부분의 기업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를 하였더라도 시장 위험은 피하기 힘들다. 이러한 시장 전반에 걸친, 거시경제적 요인에 의한 리스크를 시장위험(market risk),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 또는 분산불가능위험(nondiversifiable risk)이라고 부른다. 결국 분산 투자를 효과적으로 해서 각 기업 고유의 리스크들을 제거하였다면 수익률은 시장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따를 것이다.

 

정리하자면, 분산 투자는 리스크를 줄이고 보다 안정적인, 예측 가능한 투자를 하기 위하여 필요하다. 분산 투자를 올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